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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를 시작한 것이 10시 넘어서이니 꽤 오랫동안 추억에 잠겨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시간을 늘상 낭비하는 내가 싫다. 아, 난 어쩔 수 없는 아이인가. 누가 와서 대신 청소해 주세요. 난장이든 뭐든 상관 없으니까.
라는 내 마음속을 읽었는지 인터폰이 울린다. 신의 심부름꾼이 나타난 것일까. 순간 춤이라도 추고 싶었지만 이성은 그것을 제지했다.
이 시간에, 누가?
잠시 긴장감이 감돈다.
가능한 한 소리를 내지 않으며 문으로 향한다. 천천히 까치발로 문 앞까지 도착했다.
작은 구멍으로 밖을 내다 본다.
그곳에는 처음 보는 남자가 서 있었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 잘 보이지는 않지만 키를 보면 남자일 것이다. 어쩐 일인지 그는 몸을 구부리고 당장이라도 넘어질 듯 서 있다. 배 주변을 꼭 누르고 웅크린 채 문 앞에 서 있다.
그 모습이 도무지 이상하기도 해서 나도 모르게 문을 열고 말았다.
가까이에서 보니 아무래도 부상을 입은 것 같았다. 짧은 호흡을 반복하고 있었고, 복부는 빨갛게 물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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