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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나는 이상한 것을 자주 보게 되었다. 희미하고 빨간 불도깨비 같은 것과 하늘을 나는 기괴한 물체. 온몸이 초록색과 은색으로 된 사람을.
처음에는 다른 사람에게도 보이는 줄 알았지만 자라면서 나에게만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몇 번인지 친구나 가족에게 그 이야기를 해 보았지만 농담으로 넘기거나 이상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기 일쑤였다. 그래서 나는 이 사실을 혼자서 마음속에 간직하기로 했다. 딱히 나에게 피해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보게 되더라도 ‘아, 또야.’ 정도의 기분으로 지나치곤 했다. 너무 깊게 생각해도 소용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보다 지금은 이 어질러진 방을 어떻게든 해야 한다. 청소 중에 그만 둘 것이라면 처음부터 하지 않는 것이 낫다. 앨범이나 잡지나 만화가 발 디딜 곳이 없을 만큼 방을 꽉 채우고 있었다.
처음에는 의욕이 넘쳤지만 일단 한번 멈추고 다시 청소를 하려니 그 의욕은 그림자 속으로 사라져갔다.
따분해 하며 시계에 눈을 돌리니 벌써 12시를 넘었다. 무기질의 디지털 표시가 깜박거리며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보 취급하는 것 같다. 기계 따위가 건방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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