ただいま節電中
지난 여름 일본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바로 절전이 아닌가 싶습니다. 절전에 관한 포스터 혹은 절전으로 인해 조명과 냉난방을 줄이고 있다는 안내 문구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절전을 위한 관심과 노력으로 한 층 뜨거웠을 일본의 모습을 상상하며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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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해 원자력 발전소 가동이 정지되자 지진 발생지인 동북지방을 중심으로 일본은 심각한 전력난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도쿄전력에서는 3월 한때 계획정전을 실시하여 위기를 넘겼지만 냉방기 가동이 급증하는 한여름의 전력 사용량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죠. 이에 정부는 국민에게 올 여름 전력 소비량을 15% 줄이라는 ‘전력사용제한’을 요구하여 지난 7월부터 9월 상순까지 실시되었습니다.
지난 8월 도쿄전력의 전력 판매량은 전년 대비 16.8% 줄어 ‘전력사용제한’의 결과는 과히 성공적이었다 할만 하겠습니다. 지난 여름 일본에서 생활했던 모든 사람의 노력이라 할 수 있겠지요. 먼저 가정, 기업 할 것 없이 여름철 전력소비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에어컨 사용을 줄이는데 앞장섰고, 이에 따라 대체할 수 있는 선풍기 판매량은 급증했다고 합니다. 한때는 선풍기를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고 하네요. 또한 낮에는 되도록 불을 켜지 않아 길을 가다 보면 상점이나 빌딩 할 것 없이 문을 연 곳인지 아닌지 분간하기가 어려웠다고 하죠. 특히 기업들은 토요일에 근무를 하고 전력 소비량이 많은 평일에 쉬도록 하는 토요 근무, 평일 휴무제를 실시하는 곳이 생겼고, 자동차 업계에서는 목, 금 휴무 토, 일 근무로 특히 목, 금요일 낮에 집중되는 전력 소비량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하였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절전을 위한 여러 가지 유니크한 아이템들이 도입되기도 했는데요. 절전을 실천하는 국민들이 언제든지 현재 전력 사용량이 어느 정도인지, 위험한 수준인지 아닌지 파악할 수 있도록 인터넷 혹은 길거리 전광판에 전력수급 상황을 알기 쉬운 그래프로 만든 電気予報(でんきよほう:전기예보)를 실시간으로 게시하였습니다. 말로만 들어서는 실감하기 어려운 전력 사용량을 그래프를 통해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고 위험 수위에 이르렀을 경우 바로 전력 사용을 줄이는 등 국민들의 즉각적인 동참을 이끌어 냈다는 점은 감탄할 만하네요. 외에도 전기사용량을 알려주는 계량기가 달린 전기 멀티탭, 냉장고의 냉기를 보호해 주는 냉장고용 커튼 등의 아이디어 상품들이 인기를 끌어 일본은 지금 절전을 위해서는 뭐든지 한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일본 국민들의 이러한 절전을 위한 노력은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고 일상 생활패턴으로 고착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또한 장기적으로 절약 효과가 있다면 당장 돈이 조금 들어도 좋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고요. 전국민이 절전에 힘쓰고 있는 이러한 일본의 이야기는 비단 이웃나라의 문제만은 아닐 것입니다.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도 급작스러운 대규모 정전사태로 피해를 본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하죠. 당장 올 겨울 닥쳐올 위기를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할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노력이 부족해 보이는 건 단지 저만의 생각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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