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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의 이야기 (90)
일본에는 ‘보케(ボケ)’와 ‘츳코미(ツッコミ)’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니 ‘보케: 만담에서 츳코미와 짝이 되어 얼빠진 역할을 연기하는 사람’, ‘츳코미: 만담에서 보케와 짝이 되어 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역할’이라고 쓰여있는걸 보니 원래 만담용어인가 봅니다.
일본 예능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 분은 아시겠지만 일본의 개그맨은 콤비가 굉장히 많습니다. (참고로 혼자서 활동하는 개그맨을 가리켜 핑(ピン), 또는 핑계닌이라고 합니다) 한 명이 보케, 다른 한 명이 츳코미를 하는 식으로 역할분담이 되어 있어서 보케가 얼빠진 연기를 하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면) 그에 대해 츳코미가 면박을 주는 (보케에 대한 지적이나 정정을 함으로써 보케가 한 이야기나 행동을 더욱 강조시키는 것)것이 정해진 패턴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츳코미와 같은 개념이 없는 나라도 많아서 그런 곳에서는 보케의 타이밍으로 관객이 웃는 스타일인 것 같지만 일본에서는 보케의 얼빠진 연기에 대해 츳코미가 면박을 주는 타이밍에서 웃는 경우가 많은 것 같네요. 예를 들어 보케가 재미 없어서 관객의 반응이 썰렁해지는 경우 (이런 것을 스베루(スベる)라고 합니다)라도 그에 대한 면박이 재미있었다면 보케의 연기는 결과적으로 재미있는 것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같은 보케의 연기라도 츳코미의 연기에 따라 그 재미가 전혀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에 츳코미 역할의 템포, 타이밍, 언어의 선택이 굉장히 중요하답니다.
츳코미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습니다만, 말로 면박을 줌과 동시에 보케의 머리나 몸을 때리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머리를 힘껏 때리는 행위를 보고 해외에서 깜짝 놀라거나 혐오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을지도 모르지만 연예인이 면박을 주면서 때리는 것은 본인끼리 동의한 후에 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폭력이 아닌 웃음의 스타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본국내에서도 아이들의 교육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문제시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뭔가 개그 평론가처럼 되어버렸습니다만, 보케와 츳코미의 개념, 조금은 이해하셨나요? 한국에서도 이렇다 할 말은 없지만 이런 개념은 있지요?
참고로 제 남편은 ‘텐넨(天然)이라는 또 하나의 카테고리에 속하는데요. 그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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