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 万葉集 

  오늘 키워드로 알아보는 일본에서는 ‘와카(和歌、5・7・5・7・7의 5구절 31음에 맞춰 쓰는 시가.)’라는 문학을 통해 일본 고대 세계로 역사 여행을 떠나려고 합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만엽집(万葉集, 만요슈)랍니다. 일본에서 문자로 기록된 글 중 가장 오래되었으며, 문학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시가집인 만엽집, 살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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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록된 노래 총 4,536수로 장가(長歌) 265수, 단가(短歌) 4,270수, 기타 64수로 되어 있는 만요슈에는 고대의 천황, 귀족, 일반, 서민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쓴 와카가 집대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쓰여진 시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대체로 630년 대부터 760년 대까지의 작품들이 실려 있다고 하는군요.

安田靫彦　《飛鳥の春の額田王》 　1964年　滋賀県立近代美術館蔵(4/28～5/10 展示)

<http://www.fujitv.co.jp/event/art-net/go/793_large03.html>

‘塾田津に船乗りせむと月待ってば潮もかなひぬ今は漕ぎ出でな’

니키타쓰(熟田津)에서 배 띠우려 달을 기다리니

이윽고 밀물도 차오르고 파도도 잔잔해졌네.

지금은 출항하기에 좋은 때. 자! 어서 배 저어가자.

(누가타노오오키미 시, 만엽집 권1-8)

특히 흥미로운 점은 만엽집을 통해 당시 삼국시대였던 한반도의 고대국가들과 일본이 매우 친밀한 관계였음을 알 수 있다는 점인데요. 일본의 각 지역에는 한반도 도래인들의 고분이 많이 남아 있답니다. 당시 한반도 국가(백제, 신라, 고구려)들의 힘이 강력하게 미쳤다는 증거랍니다. 그래서일까요. 만엽집에 가장 많은 시를 수록한 누가타노오오키미(額田王 생몰미상)를 비롯하여 여러 시인들이 한반도 도래인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게다가 만엽집에 실린 시의 대부분이 신라식 이두표기였던 향찰로 기록되었다는 점을 일본인 학자들도 인정하는 추세인데요. 이 향찰은 한자를 글자로 사용하되 뜻으로만 쓰지 않고 종종 음으로 빌려 쓰는 글자 형태로, 고려 초기까지 사용되고 사라졌다고 한답니다. 이 향찰을 통해 향가라는 문학 형식이 오늘날까지 전해지기도 하지요. 만엽집을 연구하다 보면 한, 일 고대 교류사에 대해서도 더욱 상세히 알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드니 더욱 관심이 가네요.